20170617 Riobamba -> Santa rosa 선물
아침에 눈을 뜨니 항상 구름에 가려있던 침보라소산이
마치 마지막 날 선물이라도 주는 것처럼
완전한 모습을 보여줘서 너무 놀랬다
그래서 오늘은 무조건 침보라소산으로 놀러가보자며
아침을 먹고 버스터미널로 갔다
혜선샘이 짬뽕을 만들었다고 나눠줘서 맛있게 먹었다
가는 길에 마지막 녹차프라푸치노를 먹으며 기분을 업시켰다
과란다로 가는 버스를 타고가다가 등산로 입구에서 내렸다
입구에서부터 반겨주는 침보라소 산이 어찌나 멋있던지!
산장까지 8키로나 되는데 차가 없으니 걸어가려고 하니
어떤 남자가 와서 20달러주면 산장까지 데려다 준다고 짖었다
뭐라하노???!?!!?!? 우리가 호구로 보이나!!!!!!!
걷기 시작하고 곧 마음속에 히치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동차 엔진 소리가 나길래 뒤를 돌아보며
불쌍한척 엄지손가락을 진행방향으로 보냈더니 곧 차가 섰다
오!!!!!!!!!!! 또 먹혔다 착한 에콰도르 사람들!!!!!!!!!!!!!
산장에 도착해서 너무 고마워서 커피랑 먹을 것을 대접했다
오늘의 목적지는 꼰도르 꼰차 호수인데
지도에는 45분이 걸린다고 했는데
눈 때문에 고도 때문에 나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라 했으니 우찌됐던 한걸음부터 때봐야지!!!!!!
몇걸음 안걸어서 숨이차서 한숨쉬고
또 걷다가 쉬다가를 반복하다가
중간 중간에 있는 산장까지 걸어가는데
눈 때문에 길이 어찌나 미끄럽던지
차라리 길로 가는 것보다 눈을 밟고 가는게 더 낳았다
그런데 눈 때문에 눈이 많이 부셨는데
루시아가 선그라스를 주워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쓰고 다녔다
완전 대박!!!!!!!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산장에 도착해서 따뜻한 초콜라떼와 샌드위치를 먹으며 쉬었다
산장지기에게 물어보니 10분만 걸어가면
라구나를 볼 수있다고 한다
그래서 다시 힘을 내서 올라가 보는데
길이 가파르고 눈 때문에 미끄러워서 올라갈 수가 없었다
그래도 기어서 올라갔더니 라구나와 침보라소 정상을 볼 수 있었다
눈에 누워서 경치를 보니 너무너무 멋있었다
지금 여기 시원한 눈밭에 누워있지만
내일은 곧 더운 산타로사에 있어야 한다는게 상상이 안됐다
점샷을 마지막으로 침보라소산과 인사를 하고 하산했다
내려오는 길에 에콰도르 젊은이들을 만나서 사진찍었는데
그 선그라스 내꺼라며 어디서 주웠냐며 물어봐서
산장앞에서 주웠다고 말하고 아쉬운 마음으로 돌려줬다
눈 때문에 미끄러운 길을 엉덩이와 무릎으로 내려왔다
이젠 해발 5천 눈밭에서 아이젠 없이 스틱없이도 걸어다닌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옛날에는 이렇게 높은 산에 올 때
꼭 이런게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없어도 불편해서 그렇지 다닐수는 있다
그래도 미끄러질때마다 아이젠이랑 스틱이 너무 생각났다
산장까지 험난한 하산길을 내려와서
또 입구까지 8키로를 어떻게 걸어가나 생각하다가
별다른 방법이 없으니 그냥 걸어보기로 한다
또 히치를 시도했는데 몇 번의 실패 끝에 또 얻어타기 성공!
커플데이트를 하는 에콰도르 사람들이었는데
너무완전 선남선녀커플이었는데 마음씨도 착했다
입구까지 8키로를 얻어타고 와서
감사한 마음으로 한국과자를 먹어보라며 나눠줬다
입구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또 어떤 차가 리오밤바까지 태워준다고 해서 얻어탔다
어떤 부부와 펠리페 티티 남매가 있었는데
4살인데 펠리페가 어찌나 스페인어를 잘하는지
너무 부럽더라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치 살아있는 짱구를 보는 그런 느낌적인 느낌이었다
리오밤바오는 길에 보니 알따르산과 뚱글라우와산도
그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줘서 리오밤바가
내한테주는 선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 감사!!!!!!!!!!!!!!!!!!!!
루시아가 리오밤바에서 마지막 저녁으로
맛있는 고기를 구워줘서 먹고 집으로 갈 준비를 했다
왠일인지 리오밤바에서 산타로사 가는 버스는
저녁 10시꺼 밖에 없어서 선택사항이 없었다
택시를 타고 산타에 도착하니 9시 50분이었는데
버스는 10시 30분에 와서 한참을 기다렸지만
이제 눈을 감고 잠을 잘 수 있겠다는 안도감이 있었지만
막상 잠은 안오고 멀뚱하니 앉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