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327 CAMPAMENTO PINE GRANDE -> PUERTO NATALES

6시 30분에 알람을 맞춰놓고 트래킹한 5일중 젤 빨리 일어난다

해뜨기전 미리 밥을 먹고 해가뜨면 8부터 트래킹을 해야 그레이 빙하를 보고

오늘 뿌에르또 나탈레스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는 계산에서다

어찌나 일어나는게 힘들던지......

 

오늘은 가스가 빵빵하니 아침으로 파스타를 먹어본다

파스타를 삶고 토마토소스를 부어보니 병맛이 난다.....

그래서 우깡이의 마법의 가루도 뿌리고 설탕도 넣어서 나름 간을 맞춰본다

한그릇씩먹고 커피도 한잔 마시고 있으니 서서히 해가 뜨려나보다

 

하늘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멋지다!!!!!

8시쯤 사진을 찍고 출발한다

오늘안에 무사히 다녀와야할텐데.... 바람이 심상치 않다.....

길 초입에는 평지길이 이어지고 얼마쯤 올랐을까 사람들이 웅성 모여 있어서 보니

저 멀리 사슴이 우리를 보고 있다 어찌나 신기한지!!!!!!!

 

5일 내도록 파란색 티셔츠만 입고 걸었는데 냄새가 너무 심해서 걷다가 벗어버렸다

돌무더기 길도 지나고 예쁜 호수 옆길로도 걷다가 심해지는 오르막길도 만났다가

첫 번째 전망대에 도착했다

저 멀리 그레이 빙하를 보고 있으니 그냥 멋있을 뿐!!!!!

 

두 번째 전망대까지는 아직도 6키로가 더 남았는데

갔다올수 있을지 걱정스럽지만 한번 가보기로 작정한다

그레이 빙하를 보러 왔으니 보고 가야지 편하게 잠을 잘 수 있을 것 같다

처음에는 내리막기로 시작하다가 깔딱 오르막도 나왔다가 길이 참 지랄같다

그래도 배낭메고 걷는 서양잡것들이 내보다 빨리 걷는다는 건 비밀!!!!!

 

죽을똥살똥 그레이빙하 전망대에 도착해서 빙하를 보니 참 신기하다

좀 더 오래 찬찬히 보고 싶었지만 바람이 어서 가라고 등을 떠민다

부산에 살고 있어서 왠만한 바람은 대수롭지 않은데

와우~~~!!!! 토레스텔파이네 바람은 정말 장난아니게 몰아닥친다

거의 태풍수준으로!!!!!!! 아예 빨리 꺼지라고 등뒤에서 막막 밀어준다.....

그렇게 등떠밀려 전망대를 뒤로 하고 하산길에 오른다

제 시간안에 페리타러 갈 수 있어야 할텐데.....

 

정말 부지런히 내려와서 4시간 반정도만에 파이네 그란데 캠핑장에 내려온것 같다

내려오면서 생각해보니 고작 그 몇십분 보려고 10시간 왕복길을 걸은게 억울하다가도

이제는 걷는다는 그 즐거움이 내가 걷고 있다는 그 자체가

지금 이 길을 걷고 있는게 너무 좋아서 므흣하다

그리고 오른쪽 무릎에게 장하다는 말도 아끼지 않을꺼다!!!!!!!

소염진통제를 하사해주고간 은경이 감사 각종파스 하사해준 우깡이, 허집사님 감사

좋은 날씨를 선물해주신 하나님도 감사요!!!

 

짐을 싸고 배를 기다리다가 마지막 방문 일지도 모르는 호수에 발을 담궈본다

참 시원하고 좋은 기분이다

배를 타고 호수를 지나는 동안에는 걸어가면서 봤던 산들이 잘가라고 인사해준다

각국에서 온 여행자들의 얼굴표정도 하나같이 밝다

그들도 나처럼 해냈다는 성취감도 있을것이고 시원섭섭한 마음도 있을 것 같다

 

버스를 타고 한잠자고 나니 푸에르토 나탈레스에 도착했다

내일모레 갈 엘 칼라파테 버스를 예약하고 갈까 알아보니

여기서는 파체코. 쌀. 코트라 버스가 있는데

쌀은 만석이고 코트라는 자리가 있고 파체코는 문을 닫아서

정보를 좀 더 모아서 내일 예약하기로 하고 숙소로 돌아온다

 

어제 빌린 돼지코를 돌려줘야해서 릴리파타고니코로 갔는데

한국인 여행자분이 없어서 대략남감한 상황발생!!!!!

어제 분명히 일박 더 하고 간다고 했나 아니면 그냥 간다고 했나?!?!!?!?

몰라 또 만나지면 드리면 되겄지 한고 편하게 생각한다

그냥 자면 살이 더 빠질텐데 소세지와 빵으로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고 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