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거하게 차려먹고~
기부함을 열어보니 의외로 돈이 많이 들어있다~
우리도 감사함을 표시하기 위해서 5유로씩 기부했다~
편지도 쓰고~
오늘은 정확히 19.2km만 걸을면 되기때문에 쉬엄쉬엄 가려고 한다
이 아줌마 집에서 정말 나오기 싫다
여기서 살고 싶은 마음이 더 간절하다ㅋ
오늘 하루만 쉬어가던지....ㅋ
주섬주섬 집을 챙겨 9시 40쯤 집을 나선다
오늘의 목적지는 카리온데로스콘데스이다~
도로옆으로 난길을 따라 걸어간다~
직진으로 잘 닦여진 길이다~
진영이의 배낭위에는 검정 비닐봉지가 씌워져있다
이건 침낭을 보호하기 위한 것인데... 보통 여자 아이들과는 다른...
난 이런 털털한 진영이가 좋았다~
첫인상에대해-
처음보는 순간 아~ 우리과구나~ 하는 생각이 있다
서로를 알아 본다고 해야하나???...
은영이 배낭을 항상 삐뚤하게 되있는데...
이래 저래 해봐도 항상 이렇단다...
뒤에서 보면 상당히 불안한데...
한쪽어깨로 짐이 몰리는 느낌인데...
잘 걷는다... 내 이 배낭을 똑바로 만들어 주고 말리라...ㅋ
스페인의 겨울햇살을 무시했더니 내 얼굴엔 기미가 까맣게 올라왔다
거지같다...T.,T 탈북자 같기도 하다...T.,T
특히 햇빛이 왼쪽에서 비쳐오니 내 왼쪽 뺨은 뭐라 형용할 수 없을 만큼 거지 같다
슬프다...T.,T
이를 어찌 정상으로 되돌려 놓나??...
천천히 최대한 천천히 걸어서 레베나 데 캄포스 마을 도착
어떤 바르에 들렀는데 테이블위에 왠 감자튀김이랑 땅콩이 차려져 있다
은영이와 나는 동시에 맥주!!!!!
산미구엘 생맥과 감자칩은 정말 맛있었다
그렇게 1시간의 축구 전반전 관람과 수다와 맥주 3잔과 시간이 흘러가고...
바르에 아줌마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렇게 많은 아줌마들을 바르에서 본건 처음이다
부녀회라도 하는 모양이다ㅋㅋㅋ
아줌마들의 수다가 무르익어 갈때쯤 바르를 나섰다
걷는건 지겹다 그리고 이젠 습관이 된 듯도 하다
걸으면서 많은 생각도 하고
찬양고 하고 성경말씀도 듣는다
걸으면서 문자도 보내고 걸으면서 물도 마시고
걸으면서 뭐든 다 할수 있다
맥주 3잔 탓으로 바르를 급히 찾아야해서 다음마을로 들어갔다
그 바르에는 와이파이가 잡혀서 노트북을 켰다
카미노카페에 올렸던 글도 확인하고 댓글도 확인했다
어떤분이 하루 앞에 있다길래 내일 사하군에서 보자고 댓글을 달았다
어?? 근데 실시간으로 답글이 달린다~
호오~
은영이와 진영이왈 "대구 청년 같아요~"해서
혹시 대구 청년이냐고 물어보니 맞단다~ㅋㅋㅋ
너무 재밌는 상황이 연출되고
한시간 가량 바르에서 실시간 답글달고 확인하고 올리는 재미로 있다가
최종목적지인 카리온으로 출발했다
6km남았다~
스마일 :)
광장에서 숙소를 못찾아 헤메고 있으니
할아버지들께서 저쪽으로 가라고 가르쳐 주신다
감사요~ 할배~
여긴 수도원에서 운영하는 곳인데 침대가 1층이다 대박!!!!!
소개해준 수녀님께 무이비엔!!! 무쵸그라시아스!!!를 외치고 자리를 잡았다
불행한건 난방이 안된다는 것이다 T..T
하지만 난 핫팩이 있다
오늘 하루 저녁은 무사히 넘길 수 있다
샤워하고 젤 안쪽 침대에 앉아 밖을보니
아름답게 노을이 지고있다
요깃거리를 사려고 동네 아이들에게 슈퍼마켓이 어딧냐고 물어보니
과자파는 곳을 가르쳐준다T..T
식당을 찾으러 여기저기 돌아다녔으나
일욜이라 식당을 안한다는...T..T
마을을 한바퀴 돌아 어느 식당에 들어가니 7시부터 밥먹을 수 있단다~
아직 7시 전이라 사장님은 여유롭게 티비를 보고 있다~
헐... 한국 사람으로 이해 안된다...
우리는 손님이 오면 바로 주문할 수 있는데
스페인은 식사시간이 되어야 주문하고 밥을 먹을 수 있다
7시가 되어서 주문을 하니 와인이 나오고~
요리하는 남자의 모습은 아름답다ㅋㅋㅋ
오늘 저녁은 무엇보다 짜지 않아서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
그리고 요 오징어튀김 딱 내입맛이다^^
저녁을 먹기 위해서 식당을 찾을때는 참 거지 같은 기분이 었는데...
식당 3곳에서 튕기고 나서는 오늘 저녁 먹을 수 있을까??
아니다 꼭 먹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식당을 찾았을땐 다이아몬드광산이라도 발견한 기분이었다
돌아오는 길은 추웠지만 참 예뻤다^^
낼은 거의 40km를 걸어야 하는데
이친구들이 잘 걸을 수 있을까 고민도 되고 내가 잘 걸을수 있을까 고민도 된다
하나님 힘주세요~
아쉬운건 형록이는 까미노길위에서 만날 수 있을 것 같은데
태수는 버스타고 더 앞으로 간다니까 볼 수 없을 듯해서 섭섭하다
그래도 내일 대구 청년과 마틸다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이 둘은 내가 부르고스에서 은영이와 진영이를 만나는 그날 출발하신 분들이다
이거 점점 더 피스테라와 묵시아까지 걸어갈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적인 느낌이든다ㅋㅋ
33일 일정으로 산티아고까지만 가도 좋겠다고 생각하고 출발했는데...
묵시아까지 갈수 있다...핫!!!!! 그것도 걸어서.....
그러고나면 그러고 나면 그 다음은 어쩌지??
더이상 걸을 수 없는 끝으로 가게되면 그때는 뭐해야하나??
프로미스타 ~ 카리온 데 로스 콘데스까지 9시40분 ~ 5시 7시간 20분 걸음
오늘 천천히 걷는게 빠르게 걷는것보다 더 힘들다는 것을 알았다
바르에서 보낸시간이 1/3ㅋㅋㅋ
바르 4.9 알베르게 5 저녁13 총 22.90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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